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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는 이번 새롭게 만들어지는 ‘퍼레이드’가 추억의 충장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볼거리를 만들어 냄과 동시에 올해의 첫 시연을 시작으로 이후에도 변하지 않는 형식으로서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 내는 레거시(Legacy)를 완성하겠다고 했다. 또한, 퍼레이드 당일의 퍼포먼스와 함께 일련의 준비과정이 참여하는 마을 간 결속을 이끌어내는 ‘공동체성의 발현 기회’로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전 준비부터 현장 행렬까지 ‘충장축제 만의 새로운 형식’을 만들다.
광주 동구는 4개의 큰 방향에서 퍼레이드를 준비한다.
그 방향의 첫 번째는 ‘광주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다. 지난 6월부터 작가들이 각 마을과의 개별 인터뷰를 통해 마을이 품은 추억들을 발굴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후 개별 인터뷰를 통해 발굴한 이야기들은 ‘광주를 중심으로 선정된 미술작가’들과의 수차례에 걸친 아이디어 회의를 통해 하나의 상징 모뉴먼트로 만들게 되고, 축제 개막과 함께 퍼레이드 직전까지 전시를 하게 된다.
두 번째는 ‘준비 과정이 마을의 즐거움이 되는 새로운 풍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전에는 전문인력들에게 마을별 퍼레이드의 모습을 만들었다면, 올해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연주의 리듬을 배우고, 미술작가들을 도와 모뉴먼트를 완성하게 된다. 삶의 바쁜 여건 속에서도 짬짬이 시간을 내며, 마을마다 모여서 준비하는 풍경으로 이미 퍼레이드는 시작된 것이다.
세 번째는 ‘광주 만의 대동 정신’을 펼쳐낸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충장축제 퍼레이드는 인위적인 장식이나 기교를 부리지 않는다. 철저하게 마을 사람들이 힘을 모으며 자신들의 추억을 상징화한 모뉴먼트를 밀고, 당기며 함께하는 모습이 가장 큰 핵심이다. 남녀노소를 떠나 크고 작은 힘을 보태며 퍼레이드를 해나가는 모습들은 축제가 지향하는 ‘대동’의 가치를 구현하게 될 것이다.
네 번째는 ‘광주만의 볼거리 완성’이다. 그 볼거리의 핵심은 ‘불’이다.
‘파이어 아트 퍼레이드’라고 명명한 가운데 사용되는 ‘횃불’은 일차적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끄는 요인만이 아니라, 특별한 불의 경험/추억으로 자리할 것이다. 시민이 불을 밝히고, 이를 바라보는 불의 체험은 각자의 관점에서 소속감이나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장치가 되고, 특히 금남로를 밝히는 횃불은 또 다른 특별한 풍광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상의 네 가지 방향성 속에서 시작한 퍼레이드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각 참여 개체의 경험을 축적해 매년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의 하이라이트로서 특별한 볼거리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충장축제 메인 퍼레이드를 구성할 관내 13개 동 주민과 13명의 작가가 만나 동별 ‘추억 모뉴먼트(기념 상징물)’의 이야기 구성을 완료하고, 축제 개막을 20여 일 앞둔 지금, 퍼레이드 모뉴먼트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의 여러 미술작가들이 참여를 신청해, 퍼레이드가 단순한 볼거리만이 아니라, 예술적 가치를 견고히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동구 13개 동이 지닌 각 마을의 추억과 콘텐츠를 담아낼 주제와 작가는 ▲충장동 ‘패션과 결혼식’(이조흠) ▲동명동 ‘동리단길 환승카페’(조유나) ▲계림1동 ‘헌책방과 문화’(송일근) ▲계림2동 ‘푸른 철길의 사계’(문병탁) ▲산수1동 ‘나무전거리’(윤용신) ▲산수2동 ‘청바지 퍼레이드’(유지원) ▲지산1동 ‘사과나무, 장미’(이정기) ▲지산2동 ‘지산유원지, 소풍’(박아론) ▲서남동 ‘길길마을’(전민준) ▲학동 ‘학동이 어매 소원 똬리(음선희) ▲학운동 ‘미술 여행’(엄기준) ▲지원1동 ‘개구리 마을’(박기태) ▲지원2동 ‘광주천’(안치홍)이다.
이들과의 작업의 결과는 10월 8일 퍼레이드에 앞서, 축제가 개막하는 10월 5일 금남로 4가 일원에 사전 전시된다. 전시라고는 하지만, 완성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10월 8일 진행될 퍼레이드에 앞서 모뉴먼트를 완성하기 위한 마을 주민과 작가들의 마무리 작업도 전시된다. 또한, 이러한 과정 속에서 마을 주민들이 결속하고, 금남로 4가 일대는 작은 마을 잔치의 공간으로서 가치를 확대한다.
광주 동구 13개 마을이 참여하는 ‘파이어 아트 퍼레이드’에 앞서 진행되는 ‘국민 참여 퍼레이드’는 충장 퍼레이드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된다.
지난 9월 초부터 시작된 ‘국민 참여 퍼레이드’에 광주지역 단체를 비롯 전국의 예술단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의 주제인 ‘충장발광’이라는 제목 속에서 자율형식으로 참여를 하게 되고, 그들이 펼치는 흥과 다양한 퍼포먼스는 충장퍼레이드의 색다른 재미와 활력을 넣어 줄 것이다. 보다 많은 단체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기 위해 광주지역이 모기업인 ‘라인건설 라인문화재단’이 국민참여퍼레이드의 타이틀 후원사로 참여하고, 시상금 등을 대폭 확대했다.
또한, MZ세대의 관심을 받으며 탄생한 새로운 축제 캐릭터인 ‘충장프렌즈’와의 만남을 기념하고, 퍼레이드의 더 큰 확대를 위해 ‘춘천인형극제’와의 MOU와 함께 올해 춘천인형극제에서 가장 사랑받은 대표 인형들이 ‘충장프렌즈’와 함께 금남로 퍼레이드 현장을 뛰놀게 된다.
‘파이어아트 퍼레이드’의 하이라이트는 13개 마을별 모뉴먼트가 모여진 가운데, 20회 충장축제를 기념하는 ‘상징물’을 불태우는 점화 의식이다. 근현대사의 여러 기억을 품은 금남로에서 ‘상징물’에 불을 지피며, 좋은 기억은 추억으로 남기고, 잊고 싶은 기억은 잊힐 수 있도록 특별한 의식을 치른다는 복안이다.
퍼레이드의 마지막, 13개동 주민들의 추억을 모아 공동체의 결속과 연대적 소통을 다진 후, 하나의 상징물을 태워 공동체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으로 연결된다. 하나의 상징물을 태우는 것은 흡사 달집태우기에서 비롯된 풍속적 체험과 유사하다. 액을 쫓고 복을 부르는 의식에서처럼, 인생의 백신으로 작용할 추억의 힘을 ‘불 사르다’에 투영한다. 불의 에너지와 함께하는 충장축제의 추억은 인생의 백신으로 자리하며, 이때의 추억을 통해 한 해의 고민과 걱정거리를 지우는 리셋의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 불을 응시하는 사람이나 불을 든 사람들 모두가 하나의 마음이 되는 대동(大同)이다. 도심 한가운데서 하나의 불을 응시하면서 공동체의 결속과 연대의 계기를 마련하는 것은 충장축제의 지속 가능한 유산을 확보하기 위한 또 하나의 경로가 될 것이고, 때문에 추억과 대동을 연결하는 소통적-문화적 코드로 ‘파이어아트 퍼레이드’의 ‘점화식’은 작용한다.
김태욱 충장축제 총감독은 “올해 충장 퍼레이드는 주민들의 대동과 공동체적 협업을 가장 큰 원동력으로 두고 있다”면서 “추억의 모뉴먼트를 제작·공유·불사름 이 과정을 통해 충장축제가 단순한 이벤트성 축제로 끝나지 않고, 문화관광관점에서 연례화된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광주라는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택 동구청장은 “충장축제의 퍼레이드가 특별한 이유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 낸 결실이어서다”면서 “축제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퍼레이드에 참여해 잊지 못할 경험을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준 기자 bodo@wbc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