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는 이래서 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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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는 이래서 꼰대다

지난 6월 24일에 광주동부교육지원청이 실시한 ‘2023 중등 국어과 기초학력 보장지원 역량 강화 연수’ 보도자료를 정리하면서 마음이 불편했다. (본보 6월 26일 자 기사 참조)
토요일임에도, 그것도 3시간씩 진행하는 연수에 수강신청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국어 선생님들의 호응이 높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박수를 세 시간 동안 쳐주고 싶었다. 이 때문에 보도자료를 읽자마자 기사를 내보내기로 결정했으니까!
하지만 일부 선생님들의 옷차림이 눈에 거슬렀다. 자유로운 복장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필자 역시 내 편할 대로 간편하게 나다니는지라 선생님들이 맨발에 슬리퍼 차림으로 교육장에 왔다고 해도 눈치조차 채지 못했을 것이다.
마음이 불편했던 것은 명색 국어 선생님인데 외국어가 버젓이 박힌 셔츠를 입고 아무렇지 않은 듯 교육장에 왔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 평상시에 젊은이들에게 국어를 사랑하자고 가르치는 국어 선생님의 자세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물론 어떤 옷차림을 하든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의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이 부지중에라도 자신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국어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고 잘못 받아들인다면 교육 효과는 반감될 것이다.
연수의 취지와 교육지원청 관계자들 및 참가자들의 노고를 옥이라고 한다면 이날 일부 국어선생님의 외국어 셔츠차림은 분명 옥의 티였다.
사족 한 마디!
사람이 대접을 받으려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 말을 알면서도 그 반대로 행하는 나는 별수 없이 꼰대다.
김기준 기자 bodo@wbc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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